골프 선수보다 주부에게 많은 ‘골프 엘보’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7 09: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방과 집안은 골프 필드만큼 거칠고 힘든 곳
이따금 염증 부위 마사지하고 이완해야

테니스 선수에게 자주 발생한다는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병으로, 정식 진단명은 외측상과염이다. 반대로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생기는 병을 흔히 ‘골프 엘보’라 하는데, 이는 내측상과염이다. 골프 엘보가 생기는 원인은 손목에 있다. 골프 선수들은 스윙할 때 손목 힘을 많이 쓴다. 이렇게 팔꿈치 안쪽 근육들이 잔뜩 긴장하는 상태가 계속되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골프 엘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 중 실제 골프선수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주부가 많다. 주부는 주방에서 설거지하고, 냄비를 들고, 행주를 짠다. 또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한다. 주부에게는 주방과 집안이 골프 필드만큼 거칠고 힘든 곳이다.

ⓒ연세건우병원
ⓒ연세건우병원

내측상과염으로 인한 팔꿈치 통증은 손을 주로 사용하는 이들에게 나타난다. 주부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PC를 사용해야 하는 사무직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상태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손목을 가급적 쓰지 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손을 써야만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과염은 한번 발병하면 치료를 한다 해도 계속 재발이 된다. 따라서 일정 시간에 한 번씩 염증 부위의 주변을 마사지하고 이완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통증을 무시하고 치료를 미루면 만성화되며 팔과 어깨까지 통증 부위가 확대될 수 있다.

김태민 연세건우병원장(정형외과 수부상지전문의)은 “치료는 보통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나 주사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소위 ‘보존치료’라고 불리는 것들이 시행된다. 하지만 손목을 계속 써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보존적 치료로는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상과염은 손상된 힘줄에 혈류 공급이 부족하여 재생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주원인이므로, 고해상도 초음파와 관절내시경을 통한 미세건유리술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