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까지 투입…폭동으로 번진 佛 ‘10대 사망 규탄’ 시위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03 09: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족 “고인 핑계 삼지 말라” 촉구에도 전국서 폭력사태
‘야간 통행금지령’ 마르세유에 특수부대 도착
2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시위자들이 터지는 폭발물을 피해 도망가고 있다. ⓒ AFP=연합뉴스
2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시위자들이 터지는 폭발물을 피해 도망가고 있다. ⓒ AFP=연합뉴스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알제리계 10대 소년이 경찰 총격에 숨진 사건 후 프랑스 전역에서 폭력 시위가 5일째 이어지면서 밤사이 700여 명이 체포됐다

프랑스 정부는 일부 지역에 특수부대까지 투입하며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2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밤사이 719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의 1300여 명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체포된 인원은 총 3000명이 넘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3시께 트위터를 통해 “치안 당국의 단호한 대응 덕분에 보다 진정된 밤이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국에서 경찰 45명이 다쳤으며 차량 577대, 건물 74채 등이 불에 탔다고 말했다. 시위대의 부상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AP통신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50대 남성이 유탄을 맞고 숨졌다고 전했다.

전국에 배치된 경찰은 4만5000여 명으로 전날과 비슷했으며 관광객이 많은 파리와 교외 등에 7000명이 집중됐다. 소셜미디어에 파리 도심 샹젤리제 거리로 모이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경찰이 대거 출동해 상황을 미리 통제했다. 

충돌이 가장 격렬했던 프랑스 남부 대도시 마르세유에선 경찰이 최루가스를 사용하고 50여 명을 체포했다.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시위가 격렬한 마르세유와 리옹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마르세유 등에는 밤에 통행금지령도 내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마르세유에는 헌병 대테러 특수부대 ‘지젠’(GIGN)이 시위대 진압을 위해 도착했다. 1973년 발족한 지젠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테러부대로 프랑스학교 학생 인질구출작전, 에어프랑스 여객기 인질구출작전 등에서 활약한 바 있다.

혼란 속에 가짜뉴스도 유포되고 있다.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는 특정 지역 인터넷 제한 소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청년들이 경찰 밴을 몰고 총을 휘두르는 이미지는 영화 속 장면으로 나타났다. 이 사진은 이날 트위터에 올라왔고 17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알제리계 10대 나엘 군의 유족은 시위대에 진정하라고 호소했다. 나엘 군의 할머니는 이날 프랑스 BFM TV 인터뷰에서 “그들은 나엘을 핑계 삼고 있으며 우리는 사태가 진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위대 다수가 매우 어리다면서 부모들에게 책임을 당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폭력을 부채질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전날 체포된 이들의 30%가 평균 17세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책회의를 열고 관계 장관들에게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지난 5일간 동원된 경찰과 특수부대원들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유럽 국가들은 프랑스 방문 때 시위에 영향을 받는 지역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중국은 마르세유에서 자국 관광객들이 탄 버스가 공격받은 뒤에 영사관을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프랑스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나엘 군에게 총을 쏜 경찰관은 구금돼 살인 혐의로 정식 수사를 받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그가 당초 나엘의 다리를 겨냥했지만 차가 출발할 때 부딪히면서 가슴을 쏘게 됐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