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두셔야죠”…‘악수’ 요청한 尹에 ‘독설’ 쏟은 野의원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0.3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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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이 우선” “국민 두려워하라”…野, 시정연설 직전 ‘피켓 시위’
親明 김용민, 앉은 상태로 대통령 면전에 독설…일부는 악수 거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하며 본회의장 밖에서 ‘손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 입장 직전 악수를 건네자 퇴짜를 놓기도 했다. 특히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면전에 “이제 그만두셔야죠”라며 독설도 날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 등과 사전 환담 차 입장하는 길에 맞춰 침묵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민생이 우선이다’ ‘국정기조 전환하라’ ‘국민을 두려워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도 손에 쥐고 있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본인들 앞으로 지나가는 순간을 혹여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먼저 들어오자 일부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야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장관은 의원들의 시위를 본 척도 않고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또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본인들을 무시한 채 환담 장소로 지나가려 하자 “여기 한 번 보고 가시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환담을 마치고 시정연설에 입장하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악수를 건넸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중에선 유일하게 이재명 대표만 직접 일어나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앉아서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자, 여당에서는 “무례하다” “일어나라”는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당대표실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시선 교환은 물론 악수마저 거부했다. 특히 김용민 의원은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 직후 악수를 청하자 앉은 상태로 면전에 대고 “이제 그만두셔야죠”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어 그는 곧바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정연설 후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길래 이렇게 화답했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그만두길 권한다”고 글을 올렸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신사 협정’을 맺은 바 있다. 협정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시정연설이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서로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본회의·상임위 동안 손피켓을 들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본회의장 밖은 국회 내 의원들이 표현의 자유를 가진 공간이므로, 이번 장외 시위가 신사협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동안 여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포함해 총 29번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도 시정연설 동안엔 윤 대통령에게 야유를 보내지 않고 ‘신사 협정’을 지켰다. 다만 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노동개혁이나 R&D 지원 등 일부 정책에 대해 말할 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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