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은 관심인데, 이준석은 비호감?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7 15:05
  • 호수 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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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분석, 신당 긍·부정 38%-50%…이준석 긍·부정 29%-68%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거라고 예측하는가 하면, 자신을 중심으로 뭉쳤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국회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까지 함께 만나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논의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보는 그대로 이 전 대표의 광폭 행보다. 

이 전 대표는 11월4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부산 토크콘서트장에서 만났지만 분위기는 한마디로 살벌했고 냉랭했다. 인 위원장을 향해 영어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인 위원장의 면담 시도에 선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세대 의대를 나온 현직 의사 신분인 점을 빗대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해 ‘통합’과 ‘포용’은커녕 오히려 더 큰 갈등으로 번진 모습이었다. 

급기야 이 전 대표는 언론 또는 자신의 유튜브 그리고 SNS를 통해 이미 창당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해 왔다는 의미의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더군다나 정치적 결단을 예고한 12월27일은 자신이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비대위원으로 몸담았던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매우 중대한 결정을 암시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신당 창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여부는 확률적으로 50% 정도 되는데 50일 후쯤 결정을 내릴 것이므로 매일 1%씩 그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요한 위원장에 대한 태도, 계속 윤 대통령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을 감안한다면 이 전 대표는 떠날 준비와 ‘헤어질 결심’을 이미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심지어 이 전 대표는 대구 출마 발언까지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새로운 선택’이라는 정치 세력화를 시도하는 금태섭 전 의원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함께 만나 협력을 타진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준석 신당의 실제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1월11일 ‘천아용인’과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경기도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 전 대표,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정당 지지율, 민주당 35%-국민의힘 32%-신당 21%

뉴데일리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10월30~31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이준석·유승민 신당이 창당된다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21.1%가 ‘이준석·유승민 신당’을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정당인 민주당은 35.4%, 국민의힘은 32.2%, 정의당은 1.8%였다. 특히 신당은 대구·경북에서 30.1%로 국민의힘(29.8%), 민주당(27.6%)과 팽팽하게 경쟁하는 결과가 나왔다(그림①). 

이 전 대표의 대구 여론 확보 전략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전 대표와 비교적 좋은 관계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신당의 파괴력에 대해 “지역구는 어렵다”고 일갈하며 “비례정당 투표나 기대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아무튼 이준석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별도로 하더라도 이 전 대표가 견인하는 새로운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꽤 있는 결과로 나타났다. 신당 출범을 가정한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새로운 정치 세력을 평가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당이 만들어지면 더 크게 경쟁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신당이 출범한 직후 당의 경쟁력이 고꾸라지는 경우도 다반사로 있었다. 

어쨌거나 신당이 현실화된다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 가시적인 위협이 된다. 지금 총선 구도만 보더라도 그렇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11월7~9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내년 선거와 관련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0%로 나타났고, ‘현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46%로 나왔다. 정부 지원론과 정부 견제론이 불과 6%포인트 차이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4월 조사에서는 정부 지원론이 36%, 정부 견제론이 50%로 무려 14%포인트나 정부 견제론이 더 높았다(그림②). 정부 지원론이 상승하고 있는 구도에서 여권의 분열로 이준석 신당이 출범한다면 정부 견제론에 더 힘이 쏠리게 되므로 국민의힘은 더 곤혹스러워진다.

이준석 호감도에 신당의 운명 달려 있어

그렇다면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처럼 ‘이준석 신당’은 낙관적인 장밋빛 미래만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11월4~7일 사이에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확인해 도출해 보았다. 이준석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비판하다’ ‘노력하다’ ‘논란’ ‘도움’ ‘잘알다’ ‘잘하다’ ‘갈등’ ‘실패하다’ ‘싫어하다’ ‘좋지않다’ ‘거부하다’ ‘힘들다’ ‘섭섭하다’ ‘상하다’ 등으로 나타났다.

이준석 신당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고민’ ‘가능성 열리다’ ‘개똥같다’ ‘늦다’ ‘잘하다’ ‘지지하다’ ‘약하다’ ‘회의적’ ‘패배하다’ ‘가능성 없다’ ‘격하다’ ‘잘알다’ ‘재밌다’ ‘겸손’ ‘미련’ 등으로 나왔다. 

빅데이터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감성 연관어가 꽤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준석 신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과 파장이 열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긍정 비율은 29%, 부정은 68%로 나왔고, 이준석 신당에 대한 긍정은 38%, 부정은 50%로 나타났다.(그림③) 

이 전 대표에 대한 감성 호감도가 별로 높지 않은 결과다. 연일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서 신당에 동참할 사람이 있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선뜻 이 전 대표와 함께하겠다고 나서는 인물은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다. ‘천아용인’의 천하람 당협위원장은 신당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민주당 ‘비명계’의 간판 격인 이상민 의원도 한 달 내로 이준석 신당 참여 여부를 밝히겠다고 하지만 비명계 의원들의 미래 행보는 여러 가지 역학적 변수가 있어 한 방향으로만 단정하기 힘들다. 어떤 인물들이 모여 이 전 대표와 내년 총선에 대응하는 세력화를 할지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준석 자신에 대한 호감도다. 이준석 개인에 대한 호감도에 신당의 운명이 달려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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