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위기 해법은 ‘미래농업’”…거창군, 농촌 경제 활성화 ‘속도’
  • 김대광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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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 농업 종사, 분지 지형 특성 살려 최고 농축산물 생산
농사청 운영, 로봇농업실증, 공모사업 선정으로 발전동력 확보
풍력발전단지 너머로 해가 지고 있는 거창 감악산 별바람언덕 ⓒ거창군
풍력발전단지 너머로 해가 지고 있는 거창 감악산 별바람언덕 ⓒ거창군

경남 거창군의 다양한 농업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거창군은 스마트 농업, 다축과원 로봇실증 등 앞서가는 정책으로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농민의 생각을 귀담아 듣기 위해 운영하는 농사청(農事聽)도 선도 행정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특히 거창군은 유기농복합단지(180억원), 농촌공간정비사업(250억원), 농촌협약(470억원) 등 대형 공모사업과 1만명이 다녀간 미래농업복합교육관, 감악산 꽃&별 여행 30만명 유치 등 미래 농업이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인구소멸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농업을 꽃피우겠다는 복안이다.

 

인구 30% 농업 종사, 분지 지형 특성 살려 최고 농축산물 생산

거창군의 전체인구 6만명 중 농업인구는 30%인 1만8000여 명이다. 가구 수로 환산하면 약 45%의 가구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요 농축산물로는 사과(경남 1위), 딸기(경남 5위), 오미자(경남 1위), 한우(경남 3위), 양계(경남 2위) 등으로 산악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의 특성상 낮과 밤의 큰 일교차로 최고의 농축산물 품질을 자랑한다.

거창군은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농축산물을 생산에서부터 유통, 가공, 판매까지 과학기술에 스마트 농업을 접목해 농촌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농촌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사과농사에 많이 사용되던 세장 방추형 대신, 사과를 직각 벽 모양으로 키우는 ‘다축과원’을 미래형 과원으로 접목하고 있다. 다축과원은 노동력은 줄고 수확은 많으며 기계화에 적합하다는 강점이 있다.

군은 거창사과 도입 100년인 2029년까지 368억원을 투입해 거창군 사과 재배면적의 1/4수준인 400ha까지 다축과원을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창군은 정부의 농업용 로봇실증지원사업을 통해 과수로봇 4종을 현장 실증 중이다. ⓒ거창군
거창군은 정부의 농업용 로봇실증지원사업을 통해 과수로봇 4종을 현장 실증 중이다. ⓒ거창군

거창은 거창읍 중심의 단일 생활권으로 발전했지만, 인구감소와 읍‧면 간 불균형 성장이라는 위기에 당면했다. 이에 군은 농촌협약과 농촌공간재구조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준비했다.

그 결과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협약(470억원)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이 사업은 2027년까지 거창읍에 농촌협약지원센터를 신축하고 청년문화 활력소 조성 등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본계획이 준비중이다.

농촌협약 사업으로 신축되는 건물에는 거창의 상징성을 담은 건축물로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도록 구상하고 있으며, 거점 시설별 연결조직 활성화를 통해 주민에게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센인 집단 거주지로 50년 동안 축산 악취 민원에 방치됐던 거창 동산마을을 농촌공간정비사업(250억원)을 통해 2027년까지 살기 좋은 마을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사업과 연계하는 ‘먹거리 정책’도 주목

거창군은 지역먹거리 담당을 신설해 통합지원센터 운영, 로컬마트 운영, 외식산업 육성 등을 연계해 먹거리를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한 정책도 선도하고 있다. 생산-유통-소비를 아우르는 푸드플랜 구현으로 먹거리 공공성 확보와 중소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노력 중이며 지역 먹거리와 연계한 외식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와 관광산업 활성화도 구상중이다.

먼저 생산에서는 중소고령농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위해 로컬푸드를 활성화시키면서 농업관련 부서와 위탁 단체 간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먹거리재단 설립을 검토 중이다. 또한 최근 Y자형 출렁다리, 거창창포원, 감악산 등을 찾는 외부 관광객을 ‘지역에서 돈을 쓰고 가는 체류형 관광’으로 유도하기 위해 음식거리 조성, 수도권 거창데이 행사 등을 신규시책으로 발굴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농업 육성 차원에서는 거창군 10대 전략사업인 유기농복합단지 조성에 2026년까지 총18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거창창포원 일원에 친환경 농산물 식당, 판매‧체험장 등의 복합공간 조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국가 정원을 준비하는 창포원에 건강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친환경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고, 탄소저감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창군의 행복한 미래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거창군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아 농가소득이 증대되고 인구 유입으로 연결되어 모두가 잘 사는 농촌경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부터 4년간 추진한 국내 유일의 ‘3無농업 실천정책’은 無제초제, 無생장조정제, 無착색제 실천을 장려하는 사업으로 2024년부터는 거창사과를 중심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친환경 농산물 자체 인증제도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거창군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향상과 함께 정부의 모범적 모델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10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거창사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우수원물 확보, 저품위 사과 격리 지원, 농업기술센터 인근 둘레길 조성 및 체험프로그램 연계 운영 등 거창사과의 브랜드화 전략도 구상중이다.

농촌지역 인구소멸의 위기는 이제 생존문제로 부상했다. 거창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거창韓 청년 귀농홈 지원사업’을 추진해 청년 귀농인의 집 10개소를 신규로 조성해 청년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청년 귀농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와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거창대학, 농업단체 간 업무협력을 통해 귀농결심에서부터 안정적 정착과 만족도 높은 귀농이 될 수 있는 선순환 귀농귀촌 시스템을 기대하고 있다.

구인모 군수는 “인구문제와 농촌경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고 미래농업을 위해 열정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모든 직원과 특히 농업기술센터 소속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농업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변화의 흐름에 맞춰 철저하게 준비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거창군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라고 했다.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2023년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거창군농산물가공지원센터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거창군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2023년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거창군농산물가공지원센터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거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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