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화폐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16배’ 높이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1.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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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화폐 전년 대비 17.2%↑…쌓으면 총 높이 14만159m
지난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훼손이나 오염 등으로 한국은행이 폐기한 지폐와 동전이 3조9000억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2023년 중 폐기된 손상화폐는 4억8385만 장으로, 액면가는 3조880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억1268만장·2조6414억원)보다 7117만 장(17.2%) 증가한 수치다. 이번 집계에서는 지폐와 동전 모두 '장' 단위로 통일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줄었던 대면 상거래가 점차 회복됐고, 2009년부터 발행한 5만 원권의 유통 수명(15년 내외)이 다한 데 따라 폐기한 손상화폐가 증가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한은의 환수 금액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한은은 폐기한 화폐를 전부 옆으로 나란히 늘어놓으면 총길이가 6만2872로, 경부고속도로(415)를 76차례 왕복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로 쌓으면 총 높이가 14만159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6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53배에 달한다.

화폐 종류별로는 지폐 4억2732만 장(액면가 3조8724억원)과 동전 5653만 장(79억원)이 폐기됐다. 지폐 중에는 1만원권이 2억3775만 장으로 전체의 55.6%를 차지했다.

지폐가 손상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으로,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다만 동전은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 판결이 어려울 경우에는 교환이 불가하다. 지난해 서울에 사는 이 모 씨는 자택 화재로 탄 지폐 1910만원을, 전남에 사는 홍 모 씨는 땅속에 묻었다가 습기로 부패한 지폐 1548만원을 각각 정상 지폐로 바꿨다.

한은은 손상화폐를 대부분 소각 방식으로 폐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미술 작가의 요청을 받고 작품 재료용으로 잘게 자른 지폐 1500을 지원했고, 폐기물 재활용 연구 등의 용도로 300을 제공하는 등 재활용 시도에도 적극 나섰다. 손상 화폐는 콘크리트 보강재 등의 재료로 재활용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외부 기관과 협의해 손상 화폐의 재활용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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