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이겨내는 ‘슬기로운 생활’
  •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0 09:00
  • 호수 1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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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일본 고령사회 집중한 김웅철의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

갈수록 낮아지는 합계출산율의 대척점에는 고령화 이슈가 데칼코마니처럼 펼쳐져 있다. 현재 예측되는 고령화율은 2050년 40%를 하회하는데, 예상보다 낮은 출산율이 기록될 경우 이 수치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 전체 인구 중 절반이 65세 이상 고령층이 되는 시대가 30년 정도면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공포다. 이 문제를 먼저 직면한 대표적인 국가가 일본이다. 그래서 한국의 고령화 문제는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큰 시각에서 일본 고령화 이슈를 다루는 정보는 많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30년 넘게 일본 고령사회에 집중해온 김웅철 언론인의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은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는 책이다.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김웅철 지음│매일경제 펴냄│272쪽│1만8000원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김웅철 지음│매일경제 펴냄│272쪽│1만8000원

4부 중 첫 내용은 ‘예고된 미래, 초고령사회의 신풍경’이다. 흔히들 고령화로 인한 문제점에 눈을 맞춰 온 반면, 저자는 일본에서 벌어지는 적극적 대처 방식에 주목한다. 스타벅스가 치매인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치는 ‘스타벅스 치매카페’와 식사 준비 대행 서비스, 손자의 날, 반려동물 요양원, 치매 머니, 오타쿠 소장품 처리 대행 등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접근한다.

2부 ‘유쾌한 시니어가 온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령화에 대처하는 고령층의 입장에서 삶을 잘 정리한다. 여기를 장악하는 단어는 ‘액티브 시니어’다. 60대들이 학생의 중심인 대학이나 아이가 없어 사라진 폐교를 어른들의 공간으로 만들고, 이들이 뭉쳐서 공부도 하고, 기업도 만든다. 취업 여부를 떠나 시니어들이 활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부 ‘간병의 품격’은 노년이 되면 의지할 수밖에 없는 간병 관련 일들이 어떻게 활력을 얻는지를 소개한다.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만들고, ‘치매’ 등 부정적인 단어를 바꾸어 늙고 병드는 문제에 좀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4부는 시니어 비즈니스에 관해 다룬다.

일본은 2000년 초부터 고령사회를 맞이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고령화에 관한 나름의 노하우와 대처법을 축적했다. 그중에서도 도드라진 특징은 고령자를 비롯한 전 세대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가 출현했고 고령 친화적인 고령화 정책과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2025년을 전후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고령화는 물론이고 일본의 절반 정도인 합계출산율을 생각하면 이제 일본 문제는 더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에 다가온다. 지금 일본의 정보를 알고 대처해도 늦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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