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배현진 이어 이천수도 당했다…총선 앞 ‘테러 주의보’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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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이천수, 유세 중 폭행 당해…가족 사는 곳도 안다며 드릴 협박”
이재명·배현진·박근혜 등 ‘피습’ 사건 재소환…“총선 직전 더욱 위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원 전 장관의 후원회장인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가 6일 오후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6라운드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원 전 장관의 후원회장인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가 6일 오후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6라운드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4·10 총선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신의 후원회장을 맡은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씨가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지 한두 달 만이다. 정치권에선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유세 과정의 ‘테러 위험’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원 후보는 8일 오전 SNS를 통해 “7일 계양역에서 출근 인사를 하는 중 한 남성이 이천수 후원회장에게 악수를 청하며 손을 잡고는 허벅지를 무릎으로 가격했고 ‘하지 마세요’라고 했음에도 추가 가격을 시도했다”며 “또 같은 날 오후 2시경 임학동에선 드릴을 든 한 남성이 ‘두고 보자. 내가 너의 집도 알고 와이프와 애들이 어디 사는지도 안다’며 협박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원 후보는 “명백한 범죄”라며 “절대로 용납될 수 없고, 용납하지도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폭행과 협박을 당한 이천수 후원회장에게 면목이 없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앞서 2016년부터 원 후보와 인연을 이어오다, 이번 총선에서 후원회장으로서 유세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정치인 피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엔 배현진 의원도 지난 1월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10대 중학생에게 피습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의자는 배 의원에게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냐’고 물어보며 접근해, 소지하고 있던 돌로 배 의원의 머리 부위를 약 15회 가격했다. 피의자는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1월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당시 이 대표는 피를 흘린 채 쓰러졌고, 사건 발생 20분 만에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호송됐다. 이후 이 대표는 약 3주간 당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병원과 자택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06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지방선거 지원유세 중 10cm 가량 커터칼로 피습당해 얼굴 봉합수술을 받기도 했다. 또 송영길 전 대표도 2022년 신촌 거리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지원유세를 하던 중 범인에게 ‘둔기 피습’을 당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선거 유세 과정에서 위험 물질을 가격당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극단적 사태’ 재발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두 차례 테러가 발생한 이후에도 테러 주의보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총선을 앞두고 더욱 후보들의 신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의원의 피습 사태 당시, 측근들을 통해 “어떠한 경우에라도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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