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씨티은행, 3900억원 본사로…‘고배당’ 논란 재점화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4.03.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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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순익 10% 감소에도 배당금은 1.5배 늘려
씨티은행도 1388억원 현금 배당…“배당 성향 50%로 유지”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이 17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23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해외 본사 송금하기로 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주요 외국계 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총 39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본사에 보내기로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주요 외국계 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총 39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본사에 보내기로 했다. 두 은행의 배당금은 이번에도 사실상 전액 본사로 보내질 전망이다. 올해도 이들 외국계 은행은 고배당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앞서 지난 1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최종 배당 여부는 오는 29일 정기 주총을 거쳐 확정된다.

SC제일은행은 앞서 지난해 11월 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SC제일은행이 지난해 순이익(잠정치)이 전년보다 10.1% 감소한 3506억원었음을 고려하면, 배당 성향(배당률)은 약 71.31%다. SC제일은행의 과거 배당 추이를 보면, 2020년(490억원), 2021년(800억원), 2022년(1600억원)이었다. 이번엔 순이익이 10% 넘게 줄었음에도 배당금은 1.5배로 늘렸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약 1388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의결했다. 회사는 오는 28일 열릴 주총에서 해당 내용을 확정해 4월 중 배당금 지급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배당 성향은 전년도와 같은 50%로 유지됐다. 한국씨티은행은 2020년(465억원), 2022년(732억원)을 배당했다. 2021년에는 한국 시장 내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로 당기 순손실이 발생해 배당하지 않았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배당률이 일반적으로 30%에 못 미친다. 이에 비하면, 두 외국계 은행 모두 배당 성향이 과도하게 높은 편이다. 

여기에 해당 배당금은 두 은행의 지분 구조상 전액 본사로 보내지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현재 미국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이 회사는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했으며, 한국씨티은행 지분율이 99.98%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며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023년 회계 결산 결과, 자본효율성 향상 필요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충분한 손실 흡수력과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도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향상됐고 자본 비율이 지속해 증가했다"며 "BIS 자기자본비율 등 국내외 규제 기준과 당행의 재무적 안정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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