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쿠팡 공격에도 ‘올영세일’ 영향력 컸다…‘K뷰티 성지’ 굳히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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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11년차 정기 세일…매출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
‘옴니채널’ 마케팅…오늘드림·오프라인 픽업 등으로 차별화
멤버십 회원 수 1300만…1300여 곳 매장 거점으로 활용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 선수단 아내들이 전날 올리브영 매장을 단체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K뷰티 성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가운데, 올리브영이 올해 첫 ‘올영세일’에서 호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컬리’를 내세운 컬리와 ‘럭셔리 화장품’에 방점을 찍은 쿠팡, ‘가성비 화장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다이소 등과 일명 ‘화장품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CJ올리브영이 고속 성장하면서 승계를 위한 핵심 고리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명동의 올리브영 매장ⓒ시사저널 이종현<br>
CJ올리브영이 지난 7일까지 진행한 올영세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 이종현

옴니채널 통했다…‘오늘드림’이 최대 경쟁력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이 지난 7일까지 진행한 올영세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올영세일은 올리브영이 1년에 4번, 계절의 시작에 맞춰 일주일간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다.

오프라인 매장과 모바일 앱, 라이브 커머스 등 ‘전방위 채널’을 통해 전개하는 행사로, 최대 70% 할인을 제공한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올영세일의 매출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올영세일의 경우, 전년 대비 행사 매출이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영세일이 ‘K뷰티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마케팅이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면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주효했다. 특히 1300여 개에 달하는 전국 올리브영 매장은 상품 경험과 구매, 배송의 ‘거점’이 됐다.

소비자가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주문을 하면 인근 올리브영 매장에서 3시간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오늘드림’ 서비스는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 온라인몰 주문 상품을 매장에서 수령하는 픽업 서비스도 할인 행사와 맞물리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냈다. 실제로 수도권 기준으로 온라인에서 구매한 고객의 60%가 오늘드림을 통해 상품을 배송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다이소·알리까지…올리브영과 전면전도

최근 국내 뷰티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가 발을 들이면서 ‘화장품 전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올리브영이 정기 세일인 올영세일을 통해 ‘뷰티 강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영세일이 진행되는 주간은 올리브영이 자신하는 오프라인에서의 ‘경험’과 오늘드림의 ‘신속함’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사실상 ‘2인자 경쟁’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뷰티 프로모션에 나선 곳들이 많다. 자체 화장품 채널인 ‘뷰티컬리’를 키우고 있는 컬리는 지난달 ‘뷰티컬리 페스타’를 열고 ‘최저가 전략’을 폈다. 최저가 도전 스티커가 부착된 상품에 대해, 제품 가격이 최저가가 아니라면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특히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최종 할인 적용 가격보다 높으면 차액을 적립금으로 지급하는 등 올리브영과의 전면전을 택하기도 했다.

다이소는 ‘가성비 화장품’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1500여 곳에 달하는 전국 매장과 5000원 이하 초저가 화장품이 무기다. 특히 다이소 전용으로 출시한 VT코스메틱 리들샷 등 기초 화장품 제품이 ‘품절대란’을 일으키면서, 작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기초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165%나 급증한 바 있다. 다이소가 새로운 화장품 유통채널로 떠오르면서 네이처리퍼블릭, 클리오 등 화장품 브랜드들이 전용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쿠팡은 지난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공식 론칭하면서 명품 화장품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에는 4년9개월 만에 화해한 LG생활건강의 뷰티 브랜드인 더후, 오휘 등까지 입점시키며 시장 영향력 확장에 나섰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주요 브랜드 입점을 통해 화장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 ⓒ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 ⓒ올리브영 제공

중소기업 브랜드도 올영세일 수혜자

올리브영의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이번 올영세일에서 매출 기준 상위 20개 브랜드 중 80%가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 중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린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30% 늘었다. 이 중 절반 이상(51%)이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리든, 리쥬란, 메디필, 아리얼, 일소, 코스노리 등 브랜드가 연매출 100억원을 넘겼고, 색조로 유명한 클리오와 선크림 등으로 잘 알려진 라운드랩은 ‘연매출 1000억원’의 기록을 썼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올영세일이 유통업계의 시그니처 할인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중소기업 브랜드, 신생 K뷰티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면서 고객에게 다채로운 상품과 트렌드를 제안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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