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다음은 설탕”…공정위, 제당 3사 현장조사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3.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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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삼양사 등 설탕 값 담합 의혹 조사
생산량 감소에 설탕 가격 지수 고공행진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제당 3개 업체에 조사관을 보내 설탕 판매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설탕 제조·판매 업체들이 담합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제당 3개 업체에 조사관을 보내 설탕 판매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공정위는 시장 내 지배적 지위를 가진 이들 업체가 '짬짜미'를 통해 설탕의 가격을 과도하게 올렸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업무 추진계획에서 의·식·주 분야에 대한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현장 조사는 "장바구나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에 따른 것으로도 해석된다. 전날 윤 대통령은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물가 상황을 점검하면서 "과도한 가격 인상, 담합 같은 불공정 행위로 폭리를 취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CJ제일제당은 다음달 1일부터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은 중력 밀가루 1㎏·2.5㎏ 제품과 부침용 밀가루 3㎏ 등 3종이며 인하 폭은 대형마트 정상 가격 기준으로 제품별 3.2~10%로 평균 6.6%다. 

CJ제일제당 측은 "최근 국제 원맥 시세를 반영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는 국제 원맥 가격이 하락세인 점을 들어 업계에 가격 하락 압박을 이어왔다. 지난 6일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물가관계장관 회의'에서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절반 가량 하락했으나, 밀가루·식용류 등 식품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면, 하락 시에는 제때, 그리고 하락분만큼 제대로 내려야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활동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 원맥 가격과 달리 설탕 가격 지수는 여전히 오름세다. 지난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한 117.3포인트(p)를 기록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95개)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발표하는데, 곡물 가격이 큰 폭 하락하면서 지수는 지난해 7월(124.6p) 이후 8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설탕 가격 지수는 140.8p로 전월(136.4p)보다 3.2% 올라 상승폭을 키웠다.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의 지속적인 강우량 저조로 생산 차질이 우려되면서 설탕 가격은 지난해 9월 162.7p까지 치솟은 뒤 이후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수출국인 태국과 인도에서도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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