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질 최악’ 100대 도시 중 99곳이 아시아…한국은 기준치 4배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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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중앙아시아 국가들, 초미세먼지 농도 최악
북미·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양호
동북아 국가들 공기 질 일제히 나빠져
한국 국민 대다수가&nbsp;WHO가 규정한 수치를&nbsp;훌쩍 넘는 농도의 미세먼지에&nbsp;노출돼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br>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4배 가까운 초미세먼지에 시달리는 것으로 평가됐다. ⓒ시사저널 고성준

세계에서 초미세먼지(PM2.5)로 인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100개 도시 중 단 한 곳을 제외한 99개 도시가 아시아권에 밀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4배에 가까운 초미세먼지에 시달리는 것으로 평가됐다.

19일 글로벌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는 134개 국가 및 지역의 지난해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담은 ‘2023 세계 공기질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WHO 기준치(연평균 5㎍/㎥)를 충족한 경우는 단 10곳에 불과했다.

가장 공기가 깨끗한 지역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3.2㎍/㎥)였다. 모리셔스(3.5㎍/㎥), 아이슬란드(4.0㎍/㎥), 그레나다(4.1㎍/㎥), 버뮤다(4.1㎍/㎥), 뉴질랜드(4.3㎍/㎥), 호주(4.5㎍/㎥), 푸에르토리코(4.5㎍/㎥), 에스토니아(4.7㎍/㎥), 핀란드(4.9㎍/㎥)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섬나라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대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국가는 방글라데시(79.9㎍/㎥)였다. 다음으로 파키스탄(73.7㎍/㎥), 인도(54.4㎍/㎥), 타지키스탄(49.0㎍/㎥) 순으로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많았다.

프랭크 하메스 IQAIR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대기오염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통상적으로 오염이 가장 심한 일부 국가들에선 사람들의 수명이 3~6년씩 단축된다. 이에 앞서 오랜 기간 고통을 받는다”고 말했다.

도시별로 살펴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100대 도시 중 99곳이 아시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인도의 도시가 83곳이었다.

최악의 공기 질을 기록한 도시는 인도 북부 비하르주(州)의 베구사라이시(市)였다. 이 도시의 지난해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18.9㎍/㎥로 WHO 기준치의 23배 이상이었다. 2위부터 4위에도 구와하티(105.4㎍/㎥), 델리(102.1㎍/㎥), 물란푸르(100.4㎍/㎥) 등 인도 도시들이 올랐다. 5위는 파키스탄의 라호르(99.5㎍/㎥)였다.

보고서는 인도 전체 인구의 96%인 13억 명이 WHO 기준치의 7배가 넘는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고 추산했다.

북미와 유럽 국가들의 공기 질은 대체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단적 기후 현상이나 재해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캐나다의 경우,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0.3㎍/㎥로 전년도(7.4㎍/㎥)보다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캐나다를 덮쳤던 초대형 산불 사태로 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캐나다발 산불 연무가 유입된 미국의 경우,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9.1㎍/㎥로 전년도(8.9㎍/㎥)보다 소폭 증가했다.

보고서는 “기후 위기는 날씨 패턴을 변화시키고 바람과 강수량을 바꿔 오염 물질의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극단적 고온이 더욱 강해지고 자주 발생하는 것도 오염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낮아지는 추세이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제히 반등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중국의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2.5㎍/㎥로 전년도(30.6㎍/㎥)보다 짙어졌다. 2018년 이후 4년 연속 깨끗해지던 공기가 다시 탁해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베이징 시내에는 짙은 스모그가 재출현했다. 베이징의 2023년 초미세먼지 농도는 34.1㎍/㎥로 전년도(29.8㎍/㎥)보다 14% 넘게 상승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19.2㎍/㎥로 전년도(18.3㎍/㎥)보다 소폭 늘어났다. 일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22년 9.1㎍/㎥에서 2023년 9.6㎍/㎥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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