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호소 통했나…與, 격론 끝 비례대표 당선권 ‘재배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0 23: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철규 “韓 약속 안지켜…헌신한 사람 배려해야” 반발에
국민의미래, 비례공천 조배숙 13번·이달희 17번 재배치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을 재의결했다. 지난 18일 35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한지 이틀 만이다.

친윤석열(친윤)계 복심 이철규 의원이 호남‧당직자 배려가 부족하다며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 불만을 드러내자, 이를 고려해 일부 명단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미래 공관위는 이날 자료를 내고 “이미 신청 철회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호남 및 당직자들을 배려했다. 직역별 대표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여 일부 순위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재의결된 명단에 따르면, 1~12번까진 앞서 발표된 명단과 같다. 다만 13번 강세원(36)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대신 조배숙 전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이 배치됐다. 강 전 행정관은 후순위인 21번으로 밀렸다.

비례대표 공천이 취소된 17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서기관 자리에는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전 부지사는 기존 순번에서 23번이었지만 당선권에 오르게 됐다.

23번엔 임보라 전 국민의힘 당무감사실장이 배치됐고, 기존 23번이었던 정혜림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25번으로 이동했다. 검사 출신인 이석환 변호사는 명단에서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김광환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28번)이 올랐다. 당초 계승 예비명단에 있었던 이덕재 전국상인연합회 청년위원장은 34번에 배치됐다.

여권에선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과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를 당선권으로 올리면서 이른바 ‘당직자‧호남‧TK 홀대론’을 일부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철규 의원이 “잘못된 공천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호소한 것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규에 근거해 비례 추천과 관련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 특히 호남 지역 인사와 노동계, 장애인, 종교계에 대한 배려를 개진한 바 있다”며 “이는 밀실에서 권한 없이 청탁한 게 아니라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비례대표 순번 조정으로 이 의원과 일부 친윤계의 불만이 누그러질지는 불투명하다. 친윤계 일각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사천이라 비판한 한지아(11번)·김예지(15번) 비상대책위원이 기존 순번을 유지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백현주 전 서울신문 NTN대표,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 등의 비례대표 당선권 배치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순번 조정 과정에서도 이들은 당선권에 배치되지 않았다. 24번을 받은 후 ‘호남 홀대’를 비판하며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한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은 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