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소설가 (강원 화천) /‘왜 시골살이냐’ 물으면…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09.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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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진정한 휴식과 편안함을 주는 것은 자연이다. 한가위를 맞아 고향으로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야트막한 산과 너른 들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시사저널>은 추석을 맞아 팍팍한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생명의 본향을 찾아 시골로 간 유명 인사들을 찾아보았다.

ⓒ시사저널 임준선


“우주는 여기에 있다”

그는 그곳에서 하루에 한두 번씩 수십만의 트위터 추종자들에게 글을 날리고 집필 구상을 하고 인터뷰를 하고 사람을 만난다. 지난해에는 화천군 다목리 자택 안에서 FM방송까지 진행했었다. 애초 춘천에서 공부하고 춘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외수 작가는 2005년 화천으로 근거지를 옮겼다. 그가 춘천에서 다른 곳으로 근거지를 옮긴다고 했을 때 양구나 인제에서도 제의가 있었지만, 이외수씨는 화천을 골랐다. 정갑철 군수가 조건 없이 화천에서 살아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이외수씨는 화천에 사는 이유에 대해 “화천은 삼청(三淸)의 고장이다. 물이 맑고 하늘이 맑고 사람이 맑다. 그래서 육신과 정신이 함께 건강해진다. 또 사계절 내내 자연이 아름다워서 감성이 풍부해진다. 또 예산이 전국에서 제일 적은 군이다. 그러다 보니 모두 부지런하다. 자연스레 근면 성실함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라고 소개했다. 그 역시 춘천에서 화천으로 옮긴 뒤에 담배도 완전히 끊고, 술도 끊고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화천군은, 화천군 다목리 일대에 이외수 작가를 위해 작가의 거주 공간과 강연 공간, 시석림, 공원, 화천농산물판매장 등이 결합된 일종의 감성 테마 문학공원을 건설해주고자 하는데 올해 말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 화천에는 물 맑고 산세 좋은 것 이외에 이렇다 할 것이 없다. 접경 지역이라 군부대가 많을 뿐 유명 사적지 등 콘텐츠를 품고 있는 관광 자원도 빈약하고 생산 기반도 열악하다. 화천군이 내세우는 ‘열목어 축제’는 화천군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정군수는 작가 이외수를 영입하는 데에 공을 들였고, 총 70억여 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감성 테마 문학공원 건설을 군의 대표적인 지원 사업으로 내걸었다. 작가 이외수는 그 공간에서 살며 글을 길어올릴 것이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문학 기념 공간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 이외수씨는 외부의 인터뷰나 강연 요청도 감성마을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가 출연한 캠페인 광고 출연료도 화천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지금도 매달 5백명 안팎의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그의 강연을 들으러 다목리 감성마을을 찾고 있다. 이외수씨는 화천에 숨어 사는 것이 아니라 화천이 서울과 대등한 하나의 세계라는 것을 알리는 메신저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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