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를 결정하면서 정치권과 검찰 내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의 사퇴 발표는 청와대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개인적 결정’에 가까워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1. 조국에 맞서 온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는?
당장 조국 장관 수사를 지휘하며 여권과 팽팽히 맞섰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총장은 현직 법무부 장관 내정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사상 첫 검찰총장으로서, 과도한 수사라는 비판에 줄곧 직면해왔다. 그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 또한 조국 정국에서 사실상 윤 총장을 향해 경고에 가까운 메시지를 두 차례나 전한 바 있다.
조 장관의 사퇴 발표 직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며 윤 총장 이름을 다시 거론했다. 조 장관이 돌연 사퇴한 지금, 윤 총장 또한 현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 또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한 검찰 내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장의 거취 변화가 있을 거라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조 장관 사퇴 결정 후 윤 총장과 관련한 테마주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 2. 검찰개혁 이어갈 법무 장관의 공석, 누가 메우나
조 장관은 이날 사퇴 발표 후 법무부 청사 밖을 나서며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 과제는 저보다 훌륭한 후임자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의 사퇴로 당장 공석을 누가 메우느냐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 상황이다. 우선 법조계 안팎에선 청와대가 김오수 차관을 후임 장관으로 임명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차관은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인사청문회 대응팀을 구성하는 등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1963년 생으로 1988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인천지검을 시작으로 검사의 길을 걸었다. 이후 광주지검 공판부 부장검사와 서울북부지검 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6월부터 법무부 차관을 맡아왔다. 김 차관은 당장 15일 예정돼있는 법무부 국정감사에 장관을 대신해 참석할 예정이다. 당분간은 장관대행 신분으로 조 장관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 3. 야당의 국정조사·특검 제안은 유효한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은 이른바 조국 사태 국면에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지난 9월18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한 명백한 규명을 촉구하며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공동 제출했다. 더불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특검 또한 꾸준히 요구해왔다.
그러나 조 장관의 사퇴 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특검 등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으니 일단 이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한국당은 조 장관 사퇴로 혹 지지세 결집과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 동력이 약화될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장 오는 주말 광화문집회에서 외치기로 예정된 조 장관의 사퇴 촉구 구호부터 손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국 수호와 검찰개혁을 외쳤던 서초동 집회의 세가 더 커질 것에 대한 대비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