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몰빵론’ 처음 말한다”…조국 향한 공개 견제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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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지원 유세 중 “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몰빵’ 투표 당부
‘盧 비하’ 양문석 논란엔 “질문 그만…답 안 하는 것도 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에게 이지은(마포갑), 정청래(마포을)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에게 이지은(마포갑), 정청래(마포을)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우군이 많으면 좋지만 아군이 더 많아야 한다”며 당내 적극 지지층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이른바 ‘몰빵론’을 직접 언급했다. 4‧10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범야권 ‘우군’ 조국혁신당보다는 ‘아군’인 민주당에 표를 몰아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을 찾아 마포갑 이지은‧마포을 정청래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몰빵론’에 대해 처음 말한다. 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 한다”며 조국혁신당을 공개적으로 견제했다. 이어 “만약 민주당이 1당을 놓치고 그들(국민의힘)이 1당이 되어, 행정 권력만으로도 나라를 이렇게 망쳤는데 입법권과 국회의장까지 차지해 의사봉을 장악하는 날을 상상해보라”며 “반드시 민주당 아군들이 1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민주당이 151석으로 과반을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몰빵론’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민주당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투표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최근 선전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메시지를 견제하기 위해 부쩍 강조되고 있다.

이 대표의 ‘몰빵론’ 발언엔 이날 오전 리얼미터 등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을 위협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이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5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국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을 뽑겠다는 응답은 26.8%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8.0%에 그쳤다.

이 대표는 그동안 직접 ‘몰빵론’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지자들의 주장엔 간접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5일 이 대표는 서울 영등포를 찾아 채현일 후보를 지원 유세하던 중 한 가게에 들어가 양손에 빵을 들어 올려 지지자들 사이 한 차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12일 이 대표 공식 유튜브 채널엔 ‘당신이 몰랐던 ‘빵’ 터진 계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상 속엔 유세 중 지지자로부터 모형 빵 선물을 받고 웃어 보이는 이 대표의 모습이 담겼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불량품’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의 거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양 후보)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다”며 “답을 하지 않는 것도 답”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굳이 물으시니까 한 말씀 드리겠다.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면서 “5·18을 폄훼하거나 친일 발언을 하는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이 의심되는 발언이야말로 책임을 물어야 할 막말”이라며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양 후보 발언은 지나쳤고 사과를 해야 하지만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지는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4.2%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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