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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골프회원권 ‘사기 주의보’ 발령

수백억원대 분양해 놓고 잠적…“김영란법 시행 때문에” 해명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0.20(Thu) 13:00:33 | 14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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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골프 마니아 A씨는 최근 황당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한 회사의 사정으로 에스골프 판매영업, 회원입회 및 골프장 그린피 지원, 예약접수 등의 업무를 당분간 일체 중단합니다. 현재 골프장 부킹이 예약돼 있는 경우는 취소 또는 운동한 뒤 직접 그린피 정산을 해 주길 바랍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회원권을 구입해 놓고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A씨는 문자를 보는 순간 “아~당했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후회가 막심했다.

 

#2. B기업 대표. 평소 많은 골프 약속이 있어 회원권을 한꺼번에 여러 장 구입했다. 예약도 해 주고 그린피를 대납한다고 해서였다. 그런데 골프 약속을 한 주 남기고 회원권을 판매한 대표와 연락이 안 됐다. 거래소에 연락했더니 각자 계산하라고 했다. 돈도 돈이지만 예약을 못해 미리 약속한 골프접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유사 회원권 판매, 사기성 짙어 부도 예견

 

가뜩이나 ‘김영란법’으로 위축되고 있는 골프 시장에 수백억원대의 ‘회원권 사기(?)’ 사건이 터져 골프장 회원권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사건의 주범은 삼성회원권거래소에서 운영하던 에스골프의 김아무개 대표다. 2014년 4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이 회원권업체의 ‘사기행각’은 구조적으로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한때 이 거래소는 홈페이지에 판매 실적이 500억원대를 넘어섰다고 공고한 적이 있으나, 실제로는 분양 실적이 9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수백억원대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 2010년 토비스레저의 1500억원대, 지난해 11월 리즈골프의 1000억원대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다.

 

9월28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던 김 대표는 최근 서울 수서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이 커 김 대표를 출국금지하고 10월8일 소환조사를 했다. 김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러 돈을 가로채려던 것이 아니며 사업 악화로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 피해가 더 커질 것 같아 사업을 중단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악화의 이유에 대해 김영란법 시행 때문이라는 김 대표는 “법 시행 전에 골프를 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회사의 지출이 너무 컸고, 법 시행 후에는 골프를 치려는 사람들이 뚝 끊겨 더 어려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회사에서 자료를 확보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2014년 4월부터 현재까지의 금전 거래와 골프장 예약 내역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자료 분석이 끝나면 사기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 대표의 진술과 달리 유사 회원권 판매는 사기성이 짙어 이미 ‘부도’가 예견된 일이었다. 김 대표가 말한 대로 “골프를 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라는 이유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에스골프가 2014년 회원가입을 하면 국내외 골프장에서 정회원 그린피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유사 골프회원권을 판매했을 당시 광고와 골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본 회원권업계는 ‘또 사기꾼이 등장했네…’ 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유사 회원권은 일반적으로 골프장 회원권과는 다르다. 법적으로 전혀 보장받을 수 없는 일종의 이용권에 불과하다. 오직 믿을 것은 유사 회원권을 판매한 업체뿐이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이를 구입한 사람은 에스골프가 정상영업을 계속해 주길 바라는 수밖에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 시사저널 포토

© 시사저널 포토

 

보험증권 받거나 구입 않는 게 바람직

 

유사 회원권의 사기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언제든지 부도를 내고 대표가 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예약이 쉽지 않은 명문 골프장의 원활한 주말예약과 함께 그린피 할인은 물론 전액 대납해 준다는 파격적인 혜택이 골퍼들을 유인하는 절묘한 ‘미끼’다. 여기에 유사 회원권 판매자들에게 엄청난 리베이트를 제공해 판매가 수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스골프가 판매한 것은 무기명 선불카드다. 골프장에서 발행한 정규 회원권과는 거리가 멀다. 495만원짜리 스마트카드를 비롯해 S-실버(990만원), S-골드(1870만원), S-VIP(2310만원), 주말 전용(3300만원)까지 다양하다.

 

에스골프 유사 회원권 분양이 비교적 잘된 것은 ‘V-VIP’ 회원에 가입하면 4명이 주중과 주말에 연간 91회까지 정회원 대우를 받으며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홍보 덕분이었다. 또 회원과 비회원 그린피 차액을 회원권 가격인 2310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 ‘VIP’는 4명이 연간 60회 1540만원까지, ‘트윈’은 2명이 연간 29회에 걸쳐 770만원까지 반환받을 수 있다고 내세워 회원들을 끌어모았다. 무기명 회원권이어서 접대골프를 하는 기업인들이나 개인사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특히 에스골프는 골퍼라면 누구나 알 만한 골프해설자인 프로골퍼 남녀 2명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데다 믿을 만한 골프채널을 통해 집중적으로 광고를 했기 때문에 골퍼들은 별 의심 없이 회원권을 구입했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1억원이 넘는 정회원권의 20% 수준 가격으로 유사 회원권을 구입하면 정회원 그린피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골퍼들은 앞다퉈 이를 구매했다.

 

 라운드를 한 뒤 영수증을 보내면 차액을 돌려주는 토비스레저의 ‘페이백’과 달리 에스골프는 부킹을 하면 미리 선납을 했다. 에스골프는 주로 회원권 분양을 했던 블루버드골프장 예약을 해 줬고, 회원권이 없으면 부킹이 쉽지 않은 수도권의 명문 N·P골프장도 수시로 보냈다. 회원이 골프장에 자주 가거나 에스골프가 받은 금액보다 그린피가 비싸면 그만큼 에스골프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사실 이런 유사 회원권은 대부분 다단계 형태의 ‘돌려막기’가 답이다. 분양하는 회원권 거래처나 ‘떴다방’처럼 운영하는 분양업자에게 리베이트로 많게는 30~40% 이상 건네기 때문에 그린피 대납은 시간이 지나면서 불가능해진다.

 

유사 회원권 사기가 없어지지 않는 것은 ‘부킹 보장과 보다 싼 가격의 회원권, 그리고 파격 혜택’이 맞물려 있어 한 번쯤 의심하면서도 골퍼들이 구입하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들이 많이 구입하는데, 이는 명문 골프장 단체예약이 가능하고 그린피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유사 회원권업체는 회사가 부도나도 원금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구입자에게 돌아간다. 골퍼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방법은 원금 보전이 되는 보험증권을 받거나, 아니면 아예 구입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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