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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선거구제의 대안”

[인터뷰] 헌법·선거제도 동시개정 강조하는 하승수 前 국민헌법자문특위 부위원장

이민우 기자 ㅣ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1(Wed) 11:00: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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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개헌의 핵심은 권력구조 내지 정부형태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형태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국회에 있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야권이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관철시키기 위해선 국회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는 등 국민들에게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국회 불신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을 내놔야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분리해서 논의할 수 없는 이유다.​ (시사저널 1486호 ‘“바보야, 문제는 선거제도야!”’ 기사 참조)

 

하승수 전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공인회계사로 일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돈 버는 일보단 훨씬 보람 있는 일을 찾겠다며 시민운동에 발을 들여놨다. 그 뒤로 ‘변호사’보단 ‘시민운동가’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인물이 됐다. 같이 활동했던 이들이 정부 요직에 들어갈 때도 늘 같은 자리에서 시민운동가로 살고 있는 그였다. 그랬던 그가 정부에서 잠깐이나마 일을 하게 됐다. 국민헌법자문특위였다. 평소 헌법 개정이 필요하고, 또 대통령이 나서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에 덜컥 수락했다. 부위원장 직함을 받으라는 것도 2월13일 첫 회의에서야 알았다고 한다.

 

하 전 부위원장은 지난 특위 활동에 대해 100점 만점에 90점을 줬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만족해하고 있었다. 하 전 부위원장은 “개헌만큼 중요한 것이 선거제도”라며 “여야가 개헌과 함께 반드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만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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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헌법자문특위가 짧고 굵게 활동을 끝냈다. 어떻게 평가하나.

 

“점수로 치자면 90점 이상 주고 싶다. 정말 열심히 했고 그만한 성과를 냈다. 빡빡한 일정 가운데 매우 내실 있게 운영됐다. 대통령 개헌안에는 특위에서 제안한 내용이 일부 빠지긴 했지만, 90% 이상 일치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의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특위 안이 대통령 안에도 잘 반영됐다고 보는데, 대체로 기본권 쪽에선 일부 내용이 빠진 점은 아쉽다. 여성의 동등한 참여와 정치적 대표성 확대에 관한 부분이 명시되지 않았다. 교육, 환경 등의 기본권 영역에서도 미흡한 점들이 있다. 지방분권과 대통령 권한 분산 측면에서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직접민주주의 부분에서도 국민발안제 내용이 빠진 점은 매우 아쉽다.”

 

 

사실 정치권에서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권력구조다. 문 대통령은 4년 연임제를 택했다.

 

“대통령 개헌안 가운데 그 부분(권력구조)에 있어선 조금 의외였다. 기존에 대통령제를 지지하는 분들이 얘기했던 내용보다도 좀 더 후퇴한 내용이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안을 보면, 대통령제 만들었던 분들도 법률안 제출권이나 대법원·헌법재판소 인사권 정도는 축소시켰다. 이 부분에 대해선 대통령 권한을 조금 더 분산시켰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일부 제한하거나 법률안 제출권을 과감히 내려놓는 게 야당을 설득하는 데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흡한 점이 많지만 분명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 비판하고 싶진 않다.”

 

 

대통령 권한을 나누기엔 국회에 대한 불신이 큰 것 같다.

 

“실제로 국민들 사이에선 국회가 권력을 더 가져가는 것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그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특위 토론 과정 내에서 그런 모습이 자주 확인됐다. 지금의 국회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국회의 총리 선출권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컸다. 정부 형태는 어떤 방식으로든 보완해 나가면 되는데, 현재의 국회를 그대로 두고 개헌을 추진하더라도 국민들이 부결시킬 가능성이 크다. 여야가 현재의 국회를 갖고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선거제도 문제가 가장 큰 것 같다.

 

“국민들이 대체로 관심을 갖는 부분이 국민소환제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다. 사실 시민들이 피부로 못 느끼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국회 구성 자체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다. 바로 선거제도다. 승자독식 형태의 현행 선거제도가 문제 있다는 것은 상당히 동의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시민사회나 전문가 집단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한때 중대선거구제가 소선거구제의 대안으로 얘기되지 않았나.

 

“그건 상당히 왜곡된 내용이다. 중대선거구제는 전 세계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별로 없는 제도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하고 있지만 별로 장점이 없는 내용이다. 언론이나 일부 정치권에서 소선거구제와 대비시켜 얘기된 부분이다. 그런데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게 되면 조직된 표만 있으면 되니까 금권정치, 파벌정치가 커질 수 있다. 그리고 거대정당이 나눠 먹게 돼 있다. 그래서 일본도 폐기했다. 현재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선거구제의 대안이라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정당들이 정책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정책 경쟁을 해야 정당 지지율이 높아져서 의석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표현이 너무 어렵다.

 

“선거제도는 굉장히 전문적인 영역이다. 말이 너무 어려워서 그런데 ‘받은 표만큼 의석을 나눠 갖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대체로 동의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과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상당히 합리적인 안을 내놨다.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이었다. 전국 단위로 하는 것보단 표의 등가성이 좀 떨어질 수 있지만, 지역 대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분위기는 좋지만 개별 의원들을 만나면 다들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것 같다.

 

“당론과 개별 의원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정치개혁 문제는 당론이 중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5년 중앙선관위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하고 당시 야당 대표인 문재인 대통령이 당론으로 채택했다. 현재 여당의 당론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당이 반대하면 정치개혁은 어려운데 상대적으로 다행인 부분이다. 자유한국당 또한 최근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수 정당의 미래를 위해선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현재 여당이 나설 이유가 없다. 오히려 야당이 나서야 한다.”

 

 

최근 서울시의회 사태도 그렇고 민주당이나 한국당의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도 많다.

 

“대단히 많이 실망했다. 개헌 국면에서 여당이 좀 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겉으로 당론을 채택해 놓고 의지가 없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더 클 수 있다. 이걸 현실로 만들려면 특단의 의지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 전문가들 중에선 ‘왜 노력하는 게 안 보이느냐’고 지적하는 분도 있다. 정의당이나 민주평화당도 마찬가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의석수가 늘어나지 않나.

 

“저는 개인적으로 360석으로 의석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 국민헌법자문특위에서 많은 위원들이 의석수가 늘어나는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법률로 정해도 되기 때문에 개헌안에 넣을 필요는 없다. 국민 정서상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현재 예산 갖고도 더 많은 의석을 운영할 수 있다. 오히려 숫자가 늘어나야 특권이 사라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의석을 360석까지 늘리면 특권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된다.” 

 

 

 

▶ [시사저널]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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