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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투명성 확보가 방산비리 근본 대책”

[인터뷰] 19대 국회서 방산비리 파헤친 김광진 前 민주당 의원

이민우 기자 ㅣ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6(Mon) 14:00:00 | 1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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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방산)비리가 국민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율곡비리는 대표적인 방산비리다.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 군 전력 증강 사업인 율곡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방부 장관 등이 억대 뇌물을 받았다.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김영삼 정부에선 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과 로비스트의 부적절한 커넥션(린다김 사건)이 드러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에선 2006년 방위사업청을 출범시켰다. 방사청은 출범 초기 투명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겠다고 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그 의미는 퇴색됐다.

 

방사청 출범 이후 수많은 방산비리 사건들이 드러났다. 방산비리가 가능했던 것은 그들만의 은밀한 연결고리와 이를 드러내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서다. 때문에 방산비리를 막지 못했다고, 오히려 방산비리의 온상이 됐다며 방사청을 공격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말로 방사청의 문제일까. 물에 가라앉지 않는 잠수함, 물에 뜨지 않는 구명조끼, 총알을 막지 못하는 방탄조끼 등이 방산비리 산물이다. 이것들이 세상에 드러나기까지 19대 국회에서 방산비리 문제를 적극 파헤쳤던 인물이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7월10일 시사저널과 만나 “방사청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이해하지만 방사청이 있기 때문에 밝혀낼 수 있었던 사건들이 더 많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약화된 방사청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고, 더욱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방산비리 근절을 위한 핵심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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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이슈가 반복적으로 터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범죄도 마찬가지지만 범죄로 인해 얻는 이득이 적발됐을 때의 피해보다 크기 때문에 발생한다. 기대이익과 리스크가 적고, 안 걸릴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방산비리로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이 없다. 방산비리를 말로는 이적(利敵)행위라고 하지만 그에 준할 만큼 책임진 사람이 없다. 폐쇄성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비리가 발생하려면 은밀성이 있어야 하는데, 방산 분야는 다른 부처의 발주사업과 다르게 특수성이 존재한다. 일부 사람들만 알 수 있도록 제도화돼 있다. 정보가 권한이 되고, 더 큰 권력이 된다. 사회에서 학벌의 위력도 큰데, 군(軍) 조직은 특정 대학 사람들이 모여 20대 초반부터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한 번도 상하 관계를 벗어나지 않고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 때문에 훨씬 공고한 폐쇄성이 만들어진다.”

 

시사저널 1499호에선 차세대 통신망(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TICN 사업에 대해 알고 있나. (기사참조 [방산비리①] [단독] ‘5조원대 차세대통신망 사업’ 단가 부풀리기 의혹)

 

“TICN도 (내가) 19대 국회에서 주야장천 관련 문제를 제기했던 사업 중 하나다. 계속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5조원대 규모의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면서 LTE 분야를 적용하기 위해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자체가 실효성 부족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방산비리는 잘못된 정책인 줄 알면서 계속하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보면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이었다. 현재 이 사업을 멈추면 순식간에 수백 개의 업체들이 도산할 것이다. 19대 국회 때 이 사업을 멈춰야 한다고 했지만, 반대 측에서 협력업체 문제를 얘기했다. 1년 정도 예산 배정을 중단한 적도 있지만 결국 군 출신 의원들이 다시 부활시켰다. 현재 상태에선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가사업을 멈추지 않고 예산을 다 쓰면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멈추는 순간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이 사업이 그대로 진행돼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다.”

 

방산업계에선 비리 원인으로 먹이사슬 구조 문제를 얘기했다. 어떻게 보나.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 일부는 동의하지 못한다. 우선 업체들이 그 사업에 뛰어든 것은 대부분 먹거리가 있어서다. 특별한 문제 제기 없이 사업을 진행했으면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사업이 삐걱대니까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버티지 못했고 그랬기 때문에 문제 제기가 이뤄진 것들이다. 보다 구조적인 문제는 국방산업에서 국가 개입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정하느냐다. 과거엔 모든 사업을 국가가 주도했다. 현재는 과도기다. 민간에 일정 부분을 맡기고 국가가 개입하면서도 정작 이익을 보증해 주지 않는 시스템이다. 애초에 연구·개발비를 민간 수준으로 끌어올려 정상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방사청 문제라는 의미인가.

 

“일각에선 방사청 때문에 방산비리가 더 많아졌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방사청이 들어오고 모든 거래 관계를 문서화해 증거를 남기기 때문에 더 많이 드러난 것일 뿐이다. 방사청이 있기 때문에 더 나아지고 있다고 본다. 그 기능을 어떻게 제대로 살리느냐가 관건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방사청을 분리·독립시키면서 독립외청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쳐 오면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정상적으로 권한을 갖고 운영한 게 3~4년밖에 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농림부 산하 식약처 인사는 식약처장 권한인데, 방사청 인사권은 국방부 장관이 갖고 있다. 방사청 기능을 훨씬 강화해야 한다. 국방 분야의 전문성 때문에 100% 민간에 맡길 순 없지만, 방사청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문제는 어떻게 보나.

 

“국과연이 연구·개발을 하면서 방산물자 승인권을 다 쥐고 있다 보니 파워가 센 건 사실이다. 교차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담당자가 승인하면 되는 구조기 때문에 힘이 집중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특정 기관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건이다. 문제는 그게 공개되지 않으니까 오해를 받기 쉽다. 공개해야 할 시점들이 왔다.”

 

방산비리의 근본 대책은 투명성 확보라고 했다. 이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나.

 

“방산비리를 보면 크게 3가지 스타일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가 관급 사업이다. 민간의 기술력이 뛰어난데도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국가가 나서서 연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는 긴급소요 사업이다. 국가사업은 중장기 계획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로 이뤄지는데 그 절차를 무시하고 끼워넣는 사업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 대 정부의 사업이 될 때 실권자들이나 정책결정권자들이 연관된 비리가 있었다. 방산비리의 공통점은 은밀성이다. 공개를 더 많이 하면 비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수단으로 방사청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인사권·예산편성권 등을 쥐여줘야 한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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