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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르포③] 자영업자에도 불어닥친 베트남 창업 열풍

혹독한 국내 창업시장 떠나 기회의 땅 두드려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10.29(Mon) 08:00:00 | 1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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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서 2016년 사이 한국인들이 베트남에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한국 창업시장이 어렵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베트남에서 시작한 창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10곳이 문을 열면 5곳은 어느 새 폐점해 있다. 그래도 한국보다는 상황이 나으니 베트남에서 창업을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호찌민에 거주 중인 한 국내 기업 주재원은 이처럼 말했다. 다른 주재원들의 말도 다르지 않았다. 취재를 위해 호찌민에 머무르는 동안에도 예비 창업자들이 시장조사를 위해 베트남으로 건너왔다. 조사를 주도한 사람은 창업 컨설턴트인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베트남에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대기업 퇴직자와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직장인, 베트남까지 사업을 확장하려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이들은 호찌민 내 다양한 상권을 탐방하며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가늠했다. 이들과 동행하며 국내 자영업자들이 베트남에 주목하는 배경과 현지 창업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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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국내 창업시장 피해 기회의 땅으로

가장 먼저 든 궁금증은 창업자들이 어떤 이유로 머나먼 베트남 땅에서 창업을 고려하는지 여부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국내 창업시장의 한계와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창업시장은 포화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 폐업자 수만 해도 10만 명에 달한다. 창업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이제 막 정년퇴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창업시장의 상황은 한국보다 긍정적이다. 경제 발달에 따른 중산층의 증가로 역동적인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김 대표는 베트남 내에서도 호찌민에 주목한 까닭에 대해 설명했다. “호찌민은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다.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많다. 현재 베트남의 1인당 GDP는 2500달러인 반면 호찌민은 6000달러 정도다. 인구도 많다. 공식적인 통계상으로는 900여만 명 정도다. 그러나 인근 지방에서 ‘상경’해 거주신고를 하지 않고 지내는 이들까지 더하면 실제 거주민은 1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교민 수가 10만여 명에 달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 대표는 자영업의 대표업종인 요식업이 베트남 내에서 유망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맞벌이가 보편화돼 있다. 이 때문에 세끼를 밖에서 사 먹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집에서 요리를 잘 하지 않다 보니 아예 냉장고가 없는 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외식 비율이 높다 보니 요식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 창업시장의 장점들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인건비다. 종업원 5~6명을 고용하더라도 150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전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8% 정도에 불과하다. 요식업의 경우 식재료 가격도 저렴하다. 국내에선 식재료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25% 미만이다. 그만큼 마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증금과 권리금이 없다는 점도 메리트다. 2개월 치 월세를 보증금 명목으로 미리 내면 바로 창업이 가능하다. 기후도 좋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의 경우는 최북단에 위치해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남부인 호찌민에는 여름밖에 없다. 건기와 우기로 분류될 뿐이다. 자영업이 대체적으로 겨울에 비수기를 맞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찌민에는 성수기만 있는 셈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베트남 국민들은 구매력도 왕성하다. “베트남 사람들은 월급 30만원을 받더라도 100만원짜리 핸드폰을 구매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200만원을 들여 생일파티를 하는 국민들이다. 경제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영향인 것 같다. 한식당은 현지 식당보다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지만 별다른 거부감 없이 사 먹는다.”

베트남에 만연한 ‘한류’의 장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서구권에서 동양인은 자칫 인종차별주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그렇지 않다. 되레 친한(親韓) 정서가 강하다. 한국 제품이나 음식에 대한 선망도 높다. 실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분식집은 현지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김밥과 떡볶이 등 분식을 먹기 위해 학생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 학교가 끝날 시간이면 주문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는 푸미흥 상권 내에서 영업하는 한인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지적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 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푸미흥은 호찌민시와 대만계 부동산 개발사인 푸미흥이 외국인들을 겨냥해 만든 신도시로, 호찌민 내 한인의 절반 가까이가 거주하는 한인타운이다.

“푸미흥 내 한식당들은 한글 간판만 내걸었을 뿐 한국 고유의 색채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레드선이나 골든게이트 등 현지 외식기업이 보유한 한식 브랜드가 한국적 색채를 더욱 잘 살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베트남 한식당은 교민들만 이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교민들만 고객으로 두면 매출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현지인들을 고객에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적인 색채만 갖춘다면 구매력을 갖춘 베트남인들의 발길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색채 살리면 현지인도 고객으로 확보 가능”

물론 김 대표는 베트남 창업이 성공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베트남 창업시장이 국내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베트남에서 창업하면 100% 성공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베트남에서의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이곳에서 얼마간이라도 살아볼 것을 권한다.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해를 쌓고, 시장조사 등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창업해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베트남 르포’ 연관기사


[베트남 르포①] ‘넥스트 차이나’ 변화하는 기회의 땅(上)

[베트남 르포②] ‘넥스트 차이나’ 변화하는 기회의 땅(下)

[베트남 르포④] “탄탄한 내수, ‘넥스트 차이나’ 될 수 있다”

[베트남 르포⑤] 베트남서 찾는 한국 경제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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