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의 원형은 ‘아레나’에 있다”
  • 유지만·조해수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5 14:38
  • 호수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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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실소유주 강 회장, ‘밤의 황제’로 군림
수사망 피해 가기 힘들 듯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각종 비리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가수 승리의 성접대 의혹뿐만 아니라 버닝썬에서의 마약 유통, 성폭력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수사가 있다. 바로 버닝썬보다 앞서 만들어진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의 탈세 혐의다. 다수의 강남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아레나 수사가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버닝썬이 아레나의 모든 영업 수단을 그대로 차용했고, 아레나에서 발생한 모든 비리와 범죄 행태가 버닝썬에서도 거의 유사하게 발생했을 것이란 의미다.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인사는 강남 클럽계에선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국세청은 아레나 실소유주의 탈세 혐의에 대해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본격적으로 탈세 혐의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이 3월10일 압수수색한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 ⓒ 시사저널 최준필
경찰이 3월10일 압수수색한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 ⓒ 시사저널 최준필

지난해 탈세 혐의 포착…“바지사장만 잡아”

아레나의 탈세 혐의는 최근 발견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국세청에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여 당시에 이미 탈세 혐의를 포착했다. 지난해 10월경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은 아레나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 뒤 소유주로 이름을 올린 6명에게 약 120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하고 37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와 함께 아레나를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고발 뒤 가장 반발한 것은 아레나의 소유주로 지목된 6명의 사장들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나는 이름만 올린 바지사장이었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이름이 등장한 것이 바로 강아무개 회장이다.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은 강남경찰서는 탈세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12월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 회장을 긴급체포했다. 이후 경찰은 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수사 보강 등의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강 회장이 구속을 피할 수 있었던 배경은 강력한 전관 변호사들을 썼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 회장 측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강 회장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소위 ‘S급 전관’ 변호사들을 썼다. 검찰과 경찰 전직 고위 간부와 국세청 전직 고위 간부가 동원됐다”고 말했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강 회장에 대한 수사는 올해 버닝썬 파문이 불거지면서 다시 달아올랐다. 경찰은 버닝썬과 승리 관련 사건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국세청의 고발을 받아 아레나 탈세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월13일 긴급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버닝썬 폭행 사건과 미성년자 출입 무마 청탁 사건, 버닝썬 내 음란물 촬영 유포 사건, 마약류 투약 유통, 성접대 의혹, 아레나 클럽 조세포탈 사건을 큰 줄기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버닝썬과 관계돼 있지 않은 사건이 바로 아레나의 조세포탈 사건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해 지난해 실시한 세무조사 기록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이 지난해 아레나를 고발할 때 강 회장을 빼줬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는 상태다. 경찰은 조세포탈 혐의 수사와 함께 국세청의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 급성장 배경에 권력 비호 작용”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 회장은 강남 화류계에서는 ‘밤의 황제’로 꼽힌다. 강남의 호텔에서 웨이터로 화류계에 첫발을 디딘 강 회장은 이후 불법 온라인 도박으로 큰돈을 만진 것으로 전해진다. 강 회장과 아레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강 회장은 과거 강남 일대를 평정했던 이경백씨와 비슷한 인생 궤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업소 말단 종업원으로 시작해 사업을 확장한 면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후 강 회장은 클럽 사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강남 일대 클럽 10여 개의 실소유주가 강 회장이다. 이곳을 모두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강 회장이 드러날 일이 없었다.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때처럼 소위 ‘바지사장’을 앞세우고, 본인은 철저히 뒤로 숨는 경영전략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버닝썬의 전 대표였던 이문호씨도 아레나의 MD(영업직원)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아레나가 버닝썬의 ‘모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씨가 아레나의 영업방식을 고스란히 버닝썬에 이식해 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레나의 불법과 탈법, 공무원과의 유착도 옮겨왔다는 지적이다. 

아레나의 사정에 대해 잘 아는 인사는 “강 회장이 웨이터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정·관·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다져왔다. 1970년대생에 불과한 강 회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권력의 비호가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 회장이 자신들과 친한 전직 공무원들을 통해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경영전략을 설계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제 강 회장은 더 이상 수사망을 피해 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 측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현재 바지사장들 중에서 소위 ‘이탈자’가 생기려 하고 있다. 바지사장들은 강 회장에게 받을 돈이 있어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주변 상황이 급변하면서 자신들이 살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며 “강 회장과 차명회사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다면 사건이 어디까지 더 뻗어나갈지 가늠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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