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112에 전화 걸어 “엄마한테”…가정폭력 구조 요청이었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11.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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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12 신고 우수대응 사례집 ‘2023 소리로 보는 사람들’ 발간
경찰 로고 ⓒ연합뉴스
경찰 로고 ⓒ연합뉴스

경찰청이 112 신고 우수 대응 사례집을 발간했다. 사례집엔 다짜고짜 엄마를 찾는 신고자의 말에 위기 상황임을 직감하고 가정폭력범을 체포하는데 일조한 경찰관의 사례 등이 실렸다.

16일 경찰청은 112 신고에 우수 대응한 사례들을 모은 ‘2023 소리로 보는 사람들’을 발간했다.

먼저 권민지 인천경찰청 경사는 112치안종합상황실 전입 2일차 야간 근무 중 한 여성 신고자로부터 다짜고짜 “엄마(한테) 문자가 안들어왔다”는 말을 들었다. 전입 후 다수의 잘못 걸려온 신고전화를 받은 바 있던 권 경사는 “다음 전화를 받겠다”고 안내하며 통화를 종료하려 했다.

그러나 여성 신고자는 다급하게 “아니, 아니야”라면서 “ㅇㅇ아빠랑 같이 있어”라고 말했다. 권 경사는 위급 상황임을 직감, 실제 엄마와 통화하는 척 호흡을 맞추며 신고자의 이름 및 주소지 등 정보를 확인했다. 질문 종류에 따라선 ‘그렇다’는 대답엔 휴대전화 버튼 1번을, ‘아니다’라면 버튼 2번을 누르도록 했다.

권 경사가 입수한 정보에 따라 출동한 경찰들은 남편의 신고자 폭행 상황을 확인했다. 신고자의 남편은 긴급 임시조치를 거부하며 경찰관들까지 폭행,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 체포됐다.

한상재 강원경찰청 경사는 숫자 다이얼이 눌리는 ‘삐~삐~’ 소리만으로 위급 상황임을 직감, 남성에 의해 폭행당한 채 방에 있던 여성 신고자를 구조하는데 일조했다. 송승아 대전경찰청 경사의 경우 “아파트에서 떨어질 거다. 다른 분들이 보기전에 시신을 수습해 달라”는 자살 신고자와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가 출동 경찰관들에게 구조되기까지의 시간을 벌었다.

한 경사는 “누군가에겐 절박한 순간의 마지막 지푸라기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무응답 신고 한 통도 허투루 받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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