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DJ 통합 정신 실종된 방탄 정당”…이낙연, 전격 탈당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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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는 ‘검찰공화국’, 野는 ‘사법리스크’ 수렁…양당 탈피해야”
첫 연대는 ‘원칙과 상식’과 시작…“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 24년간 몸담았던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은 저와 오랜 당원들에게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을 함께 규탄하며 “대한민국의 깨끗한 정치를 위해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 등과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고 직격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 젊은 국회의원들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상황이 악화된 데는 본인 책임도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2021년에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은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면서 저지른 크나큰 실수였다”며 “또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동의한 것도 부끄럽다. 국민과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 전체의 위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추락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 국정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례 없는 퇴행과 난맥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의 핵심은 정치의 위기다. 망국적 정치는 민생의 고통을 덜어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 여당과 야당을 모두 겨냥해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다.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검찰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여야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로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양당의 극한투쟁, 혐오와 증오의 양극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정치구조 변화와 관련해 다당제 실현은 물론, 개헌을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도 촉구했다. 그는 “현재의 대통령제는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집중된 최고권력을 잡을 수도 있도록 돼있다”며 “대통령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최대한 분산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오직 국민과 국가에 봉사해야 합니다. 법치는 성역 없이 바로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정책과 관련해선 “R&D 지원과 규제 혁파로 기업의 도전을 돕고, 미래기술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복지 정책으로는 “생활에 필수적인 기초 서비스를 국가가 단계적으로 제공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중부담-중복지’로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외에도 문화 분야에서 ‘제2의 한류’를 더 확산시키고, 외교에서도 한·미동맹을 중심에 중국·일본·러시아와 우호관계를 정착시키고 남북관계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그 길로 가기 위해, 극한의 진영대결을 뛰어넘어 국가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부패한 정치를 도덕적이고 깨끗한 정치로 바꾸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 길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힘을 모아야 한다. 저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며 “또 청년과 전문직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런 분들께서 정치참여의 기회를 얻으시도록 돕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을 인용해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민주당이 잃어버린 민주당 본래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에 나선다”며 “죽는 날까지 그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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