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타임스퀘어’ 속도…“연산교차로를 문화메카로”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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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공약 내세운 총선 예비후보까지 나서
“연제구를 명실상부한 ‘부산의 수도’로 바꿔나가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만 보던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 부산에도 많이 생겨 지역을 더욱 빛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 도심에 ‘부산형 타임스퀘어’ 붐이 일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와 같은 랜드마크를 조성해 경쟁력 있는 지역을 조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28일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일대가 행안부로부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받았다. 행안부는 지난 2016년 코엑스 일대를 유일하게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이날 2기를 선정했다. 행안부는 관계자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7년 만에 선정이지만 검토 후 추가 자유표시구역 지정도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 이르면 2026년 정도 본다”고 밝혀 자유표시구역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지속되리란 기대가 나온다.

23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에서 차량들이
23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에서 신호를 받은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동현

특히 총선을 앞두고 자유표시구역 지정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예비후보까지 나오면서 시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연제구에 출사표를 던진 이창진 국민의힘 예비후보다. 이 후보는 “연산교차로를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해 연제구를 명실상부한 ‘부산의 수도’로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연산교차로를 새로운 문화의 발상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유흥지역 이미지를 탈피하고 ‘교류와 문화’가 탄생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뉴욕 타임스퀘어는 과거 범죄가 만연하고 불법과 비리의 온상이었다. 하지만 대대적 정비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 태어났는데, SOC 등 대대적 개발사업이 아닌 예술공간 조성 등으로 문화의 상징적 도시로 자리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동인구와 문화 관련 기반 시설이 심의 반영 요소라고 한다. 문화행사나 예술 행사를 연계한 이벤트가 열릴 수 있는 장소가 매력적으로 꼽히는 탓이다. “광장과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조성해 자연스러운 유동인구 확보와 이를 통한 소비와 가치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이 후보의 말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공약 발표에 앞서 지난 주에도 “부산에 문화시설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시도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 일대를 유력하게 봤지만 지정되지 않았다. 지하상가와 광고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연산교차로는 서면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한 부산시민은 “연산역의 경우 서면과 다르게 지하상가가 많이 없어 반대하는 사람들이 적을 것 같다. 복잡한 교차로 때문에 길을 못찾는 사람도 더러 있었는데, 광고판 등이 생기면 그 부분도 어느 정도 개선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사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보면 매우 괜찮은 공약인 것 같다”고 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33)아무개씨도 “사실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행안부의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 관련 해외 유사 사례 ⓒ행안부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면 광고물의 모양·크기·색깔·설치 방법 등 옥외광고물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옥외광고물의 자유로운 설치가 허용된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옥외광고센터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제1기 자유표시구역 지정 이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광고물 표시규제 완화 등 특례 13건이 적용됐다. 1577억 원의 광고 매출과 평균 44%(4400회) 공익광고 송출 등 다양한 성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 후보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통해 연산로타리 인근 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잠재적 역량 대비 입지가 평가절하돼 있는 연제구를 상징이 공존하는 ‘부산의 중심지’로 바꿔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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