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라임 사태’ 윤곽 드러날까…김봉현·이종필 체포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4.2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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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5개월 넘게 도피 중이던 라임 사태 주범들 동시 검거
서울 성북구에서 김 회장 체포 후 단독주택에 있던 이 전 부사장 검거
주범 2명 체포되면서 답보 상태던 수사 급물살 전망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2019년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와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조원대 규모의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경찰에 체포됐다.

2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의 한 거리에서 김 회장을 체포했다. 경찰은 김 회장을 추궁해 인근 단독주택에 은신해 있던 이 전 부사장도 검거했다. 두 사람은 함께 도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피해액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촉발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들이다.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라임 전주(錢主)' 역할을,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기획하고 운용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게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고 라임 사태에 대한 수사 정보를 입수한 혐의도 받는다. 또 자신이 실소유한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의 회사 자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택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그는 라임 사태와 별개로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에서 161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800억원대 횡령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역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지난해 11월 행적을 감췄다. 5개월가량 도피 행각을 벌여 온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이 체포됨에 따라, 답보상태에 놓인 라임 사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우선 김 회장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해 수원여객 횡령 사건을 수사할 방침이다.

라임 사태와 관련한 수사는 향후 경찰이 김 회장을 검찰에 송치하면 서울남부지검이 넘겨받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김 회장에 대한 추적을 계속해왔는데 첩보를 입수해 체포에 성공했다"며 "김 회장과 관련한 범죄 혐의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의혹을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원여객 횡령 사건과 무관해 경찰의 수사대상이 아닌 이 전 부사장은 이날 곧바로 서울남부지검으로 신병이 인계됐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부사장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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