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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남북 훈풍에 경협 ‘재개’ 기대하는 ‘재계’

남북 정상회담으로 경제교류 개선 가능성…유엔 대북제재 등 이유로 신중한 시각도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2(Wed) 08:17:10 |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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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11년 만에 열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남북 경제협력(경협)과 교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와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경협 의제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원활한 남북 경협을 위해 유엔(UN) 대북교역 중단 결의안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경협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데다, 판문점 선언 속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경협 재개에 대한 희망 어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10년간 천안함 사건·핵실험 등으로 위축

 

남북 경협은 1990년대 이후 시작됐지만,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최근 10년간 극도로 위축됐다. 남북 경협은 1972년 분단 이후 최초로 통일과 관련해 발표한 ‘7·4 남북공동성명’에 처음 포함됐다.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해 남북 사이에 다방면적 제반 교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1991년 남북은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구체적 교류·협력에 합의했다. 자원의 공동개발, 물자교류, 합자투자 등 경제교류와 협력을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1994년 1차 남북 경협 활성화 조치를 발표하고, 대북 경수로 지원 사업 등으로 북한과의 교역 규모를 늘렸다. 1998년 2차 경협 활성화 조치가 나오면서 기업인의 수시 방북이 허용되고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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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으로 경협은 더욱 본격화됐다. 2000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통일 방안과 인도적 문제 해결, 교류·협력 활성화 분야에서 5개 항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진 이후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가 연결됐고, 2003년에는 개성공단 건설 공사가 시작됐다. 2007년 10·4 남북 정상회담 이후 경협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남북은 경제협력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개성-신의주 철도,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 이용을 위한 개보수도 합의됐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중단됐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뒤, 정부는 대북 경제제재 조치인 5·24조치를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를 불허하고, 개성공단 체류 인원을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2013년에는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해 북측이 근로자들을 개성공단에서 철수시키면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반년 뒤 가동이 재개되고, 2013년 나진-하산 물류사업, 2015년 경원선 복원사업 등이 이뤄지긴 했으나 사실상 남북 간 경협관계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북한 핵실험을 이유로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였던 개성공단 폐쇄를 전격 발표하면서 남북 경협은 전면 중단됐다. 이후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드러나 ‘초법적 통치행위’였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남북 간 경제협력 방안 논의에서 개성공단 재개는 빠뜨릴 수 없는 문제다.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음고생을 해 온 입주기업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었다. 입주기업인들은 정상회담이 열린 4월27일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 ‘한반도 신경제지도, 개성공단 정상화로부터’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걸고, 청와대 앞으로 가서 판문점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을 응원하기도 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번 회담이 개성공단 재개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며 “남북이 개성공단 기업의 법률적 지위를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 경의선 연결사업 등 다른 경협 사업의 재개 여부도 주목된다. 금강산 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이 속한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대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이미 비상대응 체제를 갖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대화의 진전 상황에 따라 민간 경제 분야의 소통 채널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대한상의도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의 직간접 접촉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文 정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축도 주목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축’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한반도를 개발하는 3대 경제벨트를 핵심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신북방·신남방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볼 때,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다자간 경제협력 기조가 완성될 경우 급속도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해 8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간한 백서에는 남북 경협 기업 피해지원을 우선 실시한 뒤 상황을 봐가며 남북 경협을 재개한다는 방안이 담겨 있다. 또 구체적으로 여건이 조성되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금강산 관광을 우선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화해 모드로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통일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현실화를 위해 과거 남북 간 합의됐거나 추진됐던 사업부터 재개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의 ‘대북특수’를 지원할 경제단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와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 2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남북관계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82.5%가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또 장기적으로 북한에 투자하거나 진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업의 51%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북·미 정상회담 진단과 전망 관련 기사]

 

▶ 비핵화로 가는 마지막 관문…미리 보는 北·美회담

▶ 송두율 “北 대화 상대론 오바마보다 트럼프가 적합”

▶ [르포] 한반도에 춘풍 불면 中 훈춘에도 훈풍 분다

▶ 정동영 “3차 남북회담은 냉전 해체의 현실화”

▶ 1·2차 남북 정상회담 의제별 합의 내용

▶ 남남 갈등 심했던 1·2차 남북정상회담의 暗

▶ 불어오는 남북 훈풍에 경협 ‘재개’ 기대하는 ‘재계’

▶ “남북 경협으로 한국 경제 5%대 성장 이끈다”

▶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북한에 응답해야”

▶ 독일 사례로 본 남북 정상회담 실천 방향

▶ 30대 수령 김정은, 아버지와 같은 듯 달랐다

▶ ‘정상 국가’를 향한 리설주의 정치학

▶ 숫자로 본 4·27 남북 정상회담

▶ 北·美 빅뱅 합의 해도 디테일에 악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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